시간이 흐르면서 블로그에 띄엄띄엄 남겨두었던 생각들을 모아보니,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아픔으로, 때로는 그리움으로, 또 때로는 깨달음으로 다가왔던 지난 한 해의 단상들. 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통해 삶과 관계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크고 작은 의미들을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예상치 못한 이별, 삶의 덧없음 앞에서
2023년 6월, 평범한 경매 수업 중 걸려온 한 통의 메시지는 제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대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연락하며 만날 기회를 엿보던 친구의 부고였습니다. 6월 초에도 서로 번호 변경 소식을 알리며 안산에서 만나자던 약속이 있었고, 심지어 부고가 오기 열흘 전인 6월 14일에도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했던 것이 뒤늦은 후회로 남았습니다. 결국,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친구. 장례식장에서 들은 충격적인 소식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미어집니다. 친구야, 부디 그곳에서는 편안하기를 바라.
원본: 2023년 6월 24일 「친구의 부고」

이별의 아픔은 비단 친구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그해 1월, 현 직장에서 가깝게 지내던 동료의 자녀상 소식은 저를 큰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습니다. 제3자인 저도 이 정도인데, 부모의 심정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감히 조문을 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슬픔에 잠긴 동료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문을 가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고 제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큰 슬픔을 겪는 가까운 동료를 위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조문을 가던 길에 부모님과의 통화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에 부딪혔습니다. 정초부터 상가집을 왜 가느냐며, 특히 젊은 사람이 떠난 상가집은 더더욱 안 된다며 당장 차를 돌리라는 강한 만류였습니다. 미신을 믿으시는 부모님은 상가집의 기운이 가족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 염려하신 것이었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부모님과 자식 간의 가치관 차이는 종종 발생합니다. 저는 미신을 믿지 않았고, 동료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50대 넘은 자식의 일에 80대 넘은 부모님이 강요까지 하시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저는 제 뜻대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동료를 위로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며, 이 일을 통해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건강이나 안전, 범죄와 관련되지 않는 한, 자식들이 하고자 하는 일은 존중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요.
원본: 2023년 1월 30일 「삶의 방식 차이, 생각의 차이 – (ft. 미신, 문상)」
원본: 2023년 1월 28일 「동료의 자녀상」
시간의 흔적, 추억 속 그대들
문득 길을 걷다 닭꼬치 푸드트럭을 마주치면, 30년도 더 지난 1991년의 신촌 거리가 떠오릅니다. 대학 1학년 스무 살에 만났던 첫사랑 그녀. 우리는 신촌 술집 거리에서 데이트다운 데이트는 못 해본 채 주로 술만 마셨지만, 집에 가기 전에는 항상 돼지꼬치를 즐겨 먹었습니다. 밤 10시 통금이 있던 그녀는 9시 40분 마을 버스를 타고 봉은사 근처 집으로 향하곤 했죠. 술에 취했든 덜 취했든, 마을버스에 오르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저는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때 자주 찾던 ‘아름드리’ 호프 이름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늙어서 센티멘털해진 것일까요? 요즘도 돼지꼬치를 파는 곳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원본: 2023년 6월 7일 「첫사랑 이야기 (ft. 돼지꼬치의 추억)」

세월의 흐름은 첫사랑과의 추억뿐 아니라, 현재의 가족에게서도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부모님께서 저희 집에 점심 식사를 하러 오신 날, 문득 지금 이 순간의 부모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라는 생각에 식사를 마치고 함께 네 컷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색한 표정 속에서도 즐거워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소중한 현재를 기록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원본: 2023년 5월 13일 「부모님과 사진 한컷」
아이들의 성장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실감합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던 그날은 참 드문 풍경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어느새 어린이라는 단계를 벗어난 듯,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마저도 특별히 무언가를 하자고 조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닌텐도 팩 하나를 선물로 사달라고 해서 주문해 주었죠. 비 오는 어린이날, 저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하루 종일 NAS 설정을 붙잡고 공유기를 껐다 켰다, 초기화까지 해가며 씨름했지만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육아의 방식도, 일상의 모습도 변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습니다.
원본: 2023년 5월 5일 「비오는 어린이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일상 속 작은 고민들
아이들은 자라면서 새로운 걱정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작년 3월 말,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 아이가 이틀째 고열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습니다. 독감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죠. 독감 치료를 위해 5일간 약을 복용하거나, 수액에 포함된 치료 주사를 맞는 방법이 있었는데, 저희는 빠른 회복을 위해 주사를 맞게 했습니다. 하루 종일 38~39도를 오가는 고열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로서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이때쯤 면역력이 떨어져 많이 걸린다고 하니, 독감은 항상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면역력 저하로 독감에 걸릴 수 있습니다. 특히 환절기에는 개인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세요.
원본: 2023년 3월 29일 「독감 조심하세요~」
스쳐 가는 인연과 세상의 이야기
삶은 때로 예상치 못한 인연과 사건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50대 초반인 제가 고등학교 때 가깝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 집안이 꽤 고위 공무원 집안이라는 소문도 있었고, 학교에서 유명할 만큼 예쁜 누나가 두 명 있었죠.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그 누나 중 한 명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과 결혼했다는 소식도 건너 들었습니다. 십수 년이 흘러 그 친구 부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쓰인 화환을 보며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십수 년이 흐른 지금, 그 친구의 조카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전우원 씨입니다. 아내에게 제 친구의 페이스북 사진을 보여줬더니 전우원 씨와 닮았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우원 씨가 전 씨 일가를 구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용기 있는 행보가 장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친구의 조카이지만, 그의 소신 있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원본: 2023년 4월 2일 「고등학교때 친구의 조카 (feat. 전우원, 전두환 손자)」

나를 담는 이름,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제 블로그 닉네임인 ‘청파’는 사실 예전에 제가 좋아했던 경주마의 이름입니다. 1997년 ITC 트로피 1200M 대상경주에서 멋진 추입으로 우승했던 ‘청파’. 1200M에서도 추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던 그 경주마의 이름에서, 끈기와 역전의 의미를 담아 블로그 이름을 지었습니다.
원본: 2023년 1월 28일 「블로그 닉네임」
삶은 이처럼 예상치 못한 이별과 그리운 추억, 그리고 일상 속 작은 깨달음들로 가득합니다.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기쁘고, 또 때로는 혼란스럽지만,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저라는 사람을 만들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남긴 소소한 단상들을 통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을 더욱 충실하게 살아갈 다짐을 해봅니다.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귀하게 여기며,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